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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치질 때문에 수술까지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증상이 심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끔 불편하고 화장실에 다녀오면 신경이 쓰이는 정도였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넘겼습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기도 해서 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할 정도까지 진행됐습니다. 그때 병원에 갔더니 치핵 3기 정도라고 했고, 의사 선생님은 수술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일 먼저 걱정된 건 통증이었고, 그다음이 병원비였습니다. 치질 수술이라고 하면 간단한 수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알아보니 수술 방법부터 비용, 실비보험 적용 여부까지 생각해야 할 게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치질 수술비 30만원 정도일 줄 알았는데 추가 비용이 붙었습니다
저는 처음 병원비를 알아볼 때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치질 수술에는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의원급 병원에서는 본인부담금이 대략 20만~40만원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수술인데 이 정도면 생각보다 많이 안 나오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병원비보다는 수술하고 얼마나 아플지가 더 걱정됐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담을 받아보니 기본 수술비만 생각하면 안 됐습니다. 저는 통증이 무서워서 무통 주사인 PCA를 추가했고, 회복이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하는 마음에 PPH 방식도 상담받았습니다. 하나씩 추가하다 보니 예상했던 금액보다 비용이 계속 올라갔습니다. PPH에 들어가는 기구비는 수십만원이 따로 들었고 무통 주사도 비급여였습니다. 기본 비용만 보고 갔다가 실제 결제 금액을 보니 체감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수술 전에는 돈보다 안 아픈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는 “그냥 할 수 있는 건 다 해주세요”라는 생각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퇴원하면서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다시 보니까 어떤 항목이 급여이고 어떤 항목이 비급여인지 그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비급여는 포괄수가제와 별개라 병원마다 금액 차이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제가 다시 수술 전으로 돌아간다면 기본 수술비만 물어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무통 주사를 넣었을 때 총액이 얼마인지, 특수 기구를 사용하면 얼마가 추가되는지까지 적어서 비교했을 것 같습니다. 병원비 자체가 엄청나게 큰 금액은 아닐 수 있지만, 보험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과 전액 제가 부담한다고 생각하고 결정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치질도 실비 된다는 말만 믿었다가 보험금을 못 받았습니다
제가 이번 수술에서 가장 크게 후회한 부분은 실비보험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치질 수술 후 실비보험금을 받았다는 후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주변에서도 “요즘 치질 수술은 실비 되는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당연히 어느 정도는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보험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수술 날짜부터 잡았습니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보험사에 연락해서 청구 방법을 물어봤는데, 상담원이 제 가입 시기와 약관을 확인하더니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가입했던 실손보험은 오래된 구형 상품이었고, 약관상 항문 질환이 보장 제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치질 수술도 실비 된다고 들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인터넷 후기나 다른 사람의 보험이 아니라 제 보험 약관이었습니다. 보험 가입 시기가 달랐고 상품도 달랐습니다. 결국 제 경우에는 기대했던 급여 부분 보험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제가 선택했던 무통 주사와 기구비 같은 비급여 비용까지 더해지니 병원비가 그대로 제 부담으로 남았습니다.
수술보다 오히려 퇴원하고 보험사와 통화했던 순간이 더 허탈했습니다. 수술 전에 보험사에 한 번만 전화했으면 됐기 때문입니다. 진단명이나 질병코드를 이야기하고 제 계약에서 보장되는지 물어보는 데 몇 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저는 그 몇 분을 확인하지 않아서 보험금을 받을 거라는 전제로 수술비를 생각했던 셈입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는 “실비 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말을 믿지 않게 됐습니다. 같은 질환이고 같은 수술을 받아도 가입한 시기와 약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래전에 가입한 실손보험이라면 수술 전에 보험사에 직접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했습니다.
수술보다 힘들었던 건 퇴원 후 첫 일주일이었습니다
수술을 결정하면서 제가 가장 무서워했던 건 역시 통증이었습니다. 치질 수술 후기가 워낙 강렬한 내용이 많아서 저도 겁을 많이 먹었습니다. 실제로 수술 당일과 퇴원 직후에는 움직일 때마다 신경이 쓰였고, 특히 화장실 가는 시간이 제일 부담스러웠습니다. 변을 봐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긴장이 됐습니다.
저는 처음 며칠 동안은 최대한 집에서 쉬었습니다. 오래 앉아 있지 않았고 움직일 때도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가장 꾸준히 했던 건 좌욕이었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따뜻한 물로 좌욕을 했는데 처음에는 귀찮았습니다. 그런데 좌욕을 하고 나면 뻐근하고 화끈거리는 느낌이 조금 가라앉는 게 느껴져서 나중에는 시간을 정해놓고 하게 됐습니다.
식사도 신경 썼습니다. 수술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먹었지만 수술 후에는 변이 딱딱해질까 봐 물을 자주 마셨고 식이섬유가 들어간 음식도 챙겨 먹었습니다. 유산균도 같이 먹었습니다. 치질 방석도 준비해서 의자에 앉을 때 사용했습니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았지만 회복하는 동안에는 이런 생활 관리가 꽤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1주 정도 지나면서 처음보다는 통증이 줄었지만 바로 평소 생활로 돌아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2주가 지나니 확실히 움직이는 게 편해졌습니다. 다만 완전히 아무렇지 않다고 느끼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저는 수술만 하면 며칠 아프고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한 달 이상 몸 상태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비슷한 증상이 생긴다면 예전처럼 참고 미루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수술 이후에는 보험 약관부터 다시 확인했고, 다음 진료 일정도 병원에서 바로 잡았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방치해서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정해진 날짜에 맞춰 한 달 뒤 경과 확인 진료까지 예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