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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 지인의 보험을 같이 살펴보다가 유병자보험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과 실제 가입 과정이 꽤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인은 이미 병원에서 치료받은 기록이 있었고 꾸준히 약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 역시 “병력이 있으니까 일반보험은 어렵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험을 알아보기도 전에 유병자보험부터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여러 상품을 비교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병력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일반보험 가입이 안 되는 것도 아니었고, 유병자보험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조건도 아니었습니다. 특히 처음부터 어떤 보험에 가입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내는 보험료 차이가 생각보다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유병자보험은 단순히 “가입이 되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순서로 알아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병력이 있다고 일반보험부터 포기하면 안됩니다.
처음에는 저도 병원 치료 기록이 있으면 당연히 유병자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지인 역시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보험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가입하는 보험은 애초에 자신과 상관없는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병력이 있다고 해도 질병의 종류와 치료 시기, 현재 상태 등에 따라 일반보험 심사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하는 질환도 상태와 보험사의 인수 기준에 따라 일반상품 심사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유병자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일반보험으로 심사를 한번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보험은 제가 먼저 “나는 안 될 거야”라고 결론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사는 보험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게 먼저였습니다.
보험료를 비교해보니 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유병자보험은 가입 문턱이 낮은 대신 일반보험보다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몇만 원 정도의 차이라면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20년 동안 납입한다고 생각하면 수백만 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보험을 볼 때 월 보험료만 보지 않게 됐습니다. 3만 원 차이라고 하면 작게 느껴졌지만, 20년이면 720만 원이었습니다. 그래서 병력이 있더라도 가장 먼저 일반보험 심사가 가능한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반보험과 유병자보험을 섞는다고 무조건 싸진 않습니다.
일반보험 심사가 어려울 경우에는 일반보험과 유병자보험을 나눠서 가입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조합 플랜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질환의 병력이 있다면 그 질환과 관련된 보장만 유병자보험으로 준비하고, 관계가 적은 암 진단비 같은 보장은 일반보험으로 준비하는 식이었습니다.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저도 “그럼 무조건 이렇게 나눠서 가입하는 게 낫겠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설계안을 놓고 하나씩 계산해보니 또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보험을 두 개로 나누면 상품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계약이나 보험료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결국 유병자보험에서 줄인 보험료보다 보험을 따로 가입하면서 추가되는 비용이 더 크다면 굳이 나눌 이유가 없었습니다. 원문에서도 조합 플랜을 사용할 때 각 상품의 기본계약 비용과 유병자보험의 할증에 따른 절감액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를 놓고 비교해봤습니다. 일반보험으로 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가입하는 방법, 일반보험과 유병자보험을 나누는 방법, 유병자보험 하나로 가입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렇게 놓고 월 보험료뿐 아니라 앞으로 낼 총보험료를 계산하니 어느 쪽이 유리한지가 훨씬 잘 보였습니다. 보험 하나가 월 1만 원 싸다는 말보다 “20년 동안 실제로 얼마를 내느냐”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결국 조합 플랜도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보험을 여러 개로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잘 설계된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안 됐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설계안을 받을 때 무조건 각각의 월 보험료와 총납입보험료를 같이 비교했습니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고지의무를 확인하는 과정
마지막으로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고지의무였습니다. 보험 가입 과정에서 병원에 언제 갔는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입원이나 수술을 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이 과정에서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예전에 병원에 갔던 일을 전부 정확하게 기억하기도 어려웠고, 괜히 하나를 이야기했다가 가입이 안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이 정도 치료까지 이야기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부분은 애매하게 넘어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입할 때는 보험료 몇만 원을 아끼는 게 중요해 보여도, 나중에 실제 보험금을 청구할 때 문제가 생긴다면 지금까지 보험료를 낸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병자보험도 상품마다 확인하는 병력의 기간과 질문 내용이 달랐습니다. 고지해야 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상품이 있는 반면, 질문을 줄여 가입하기 쉽게 만든 간편심사 상품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확인하는 정보가 적고 가입 문턱이 낮아질수록 보험료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병력이 어느 시점에 있었는지 확인한 뒤 그 조건에 맞는 상품을 비교해야 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보험 하나 가입하는데 과거 병원 기록까지 확인하고 상품별 조건을 하나하나 비교해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번거로웠습니다. 그냥 가입이 잘된다는 상품 하나를 선택하고 끝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한두 시간을 귀찮아하면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필요하지 않은 보험료를 계속 낼 수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병력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넘어갔다가는 가장 보험이 필요한 순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귀찮더라도 가입 전에 병력과 고지사항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결국 제가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유병자라고 해서 처음부터 유병자보험으로 결정하면 안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반보험 심사, 조합 설계, 유병자보험을 같은 보장 조건으로 놓고 총납입보험료까지 비교해야 실제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가입하지 않고 과거 병원 기록부터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보장금액을 기준으로 세 가지 설계안을 모두 받아 총보험료를 비교한 뒤 가입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