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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후기, 50년 만에 처음 받았습니다

로티/Lotty 2026. 8. 7. 06:54

목차


    나는 살면서 50년 만에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았습니다. 주변에서는 나이가 들면 한 번쯤 꼭 받아봐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특별히 배가 아픈 것도 아니었고 화장실을 가는 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계속 미뤘습니다. 무엇보다 검사 과정이 창피할 것 같았고, 검사 전에 먹어야 하는 약도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대장내시경만큼은 자연스럽게 제외했습니다.

    그런데 친하게 지내는 선배 형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 형도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검사에서 큰 용종이 발견됐습니다. 용종의 크기가 커서 내시경으로 바로 제거하지 못했고, 결국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미루다가 더 큰 치료를 받게 되는 것보다 지금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겁은 났지만 검사를 예약했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들었는데 나에게서도 용종이 2개 발견됐습니다. 다행히 검사 중에 제거할 수 있는 크기라 바로 떼어냈다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용종이 나왔다는 말을 들으니 검사를 미루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거한 용종과 관련해서 보험금 약 40만 원을 받았고, 검사와 치료에 들어간 비용은 실비보험으로도 일부 처리했습니다. 보험금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검사비와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용종이 더 커지기 전에 발견하고 제거했다는 사실이 가장 다행스러웠습니다.

    대장내시경 준비, 전날 밤새 약을 3번 먹었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 자체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전날 장을 비우는 과정이었습니다. 검사 예약을 하면서 병원에서 약 복용 방법과 음식 조절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검사 며칠 전부터 씨가 있는 과일이나 잡곡, 김치처럼 장에 남을 수 있는 음식은 피하라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음식도 검사 날짜가 다가오니 하나씩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전날에는 안내받은 시간에 맞춰 가볍게 식사한 뒤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저녁부터는 본격적으로 장을 비우는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3~4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총 3번을 복용했습니다. 약을 먹을 때마다 정해진 양의 물도 함께 마셔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오가는 일이 힘들어졌습니다. 약을 먹은 뒤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배에서 신호가 왔고, 그때부터는 화장실 근처를 떠나기 어려웠습니다.

    밤새 장을 세척해야 하다 보니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잠깐 누웠다가도 다시 화장실에 가야 했고,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면 다음 약을 먹을 시간이 됐습니다. 새벽이 되면서부터는 배변이 거의 맑은 물처럼 나왔습니다. 병원에서 안내한 상태가 될 때까지 장을 완전히 비워야 검사할 때 내부가 잘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힘들어도 정해진 약을 끝까지 먹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과정이라 내가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도 걱정됐습니다. 혹시 장이 깨끗하게 비워지지 않아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할까 봐 약 먹는 시간과 물의 양을 계속 확인했습니다. 솔직히 검사 전날에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검사가 끝난 뒤 돌아보니 하루 정도 불편함을 견디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해보니 아프지 않고 창피한 검사였습니다

    검사 당일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긴장이 많이 됐습니다. 전날 밤을 거의 새운 데다 금식까지 해서 몸에 힘도 없었습니다. 접수를 하고 검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기다리는데, 이제 정말 검사를 받는다는 생각에 괜히 심장이 빨리 뛰었습니다. 특히 검사 자세를 취하고 엉덩이 부분이 열린 검사복을 입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창피했습니다. 내 똥꼬를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것이니 당연히 창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의료진은 매일 하는 검사라 그런지 아무렇지 않게 준비를 진행했습니다. 나만 민망해하고 있었고, 병원에서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차분하게 검사를 준비했습니다. 수면마취를 위해 주사를 맞고 옆으로 누웠는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 것 같은데 이미 검사는 모두 끝나 있었습니다. 걱정했던 통증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검사 중에 용종을 제거했다는 사실도 마취에서 깨어난 뒤에야 알았습니다.

    마취에서 정신이 들기 시작하자마자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용종이 있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간호사에게 용종 2개를 제거했다는 말을 듣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혹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지만, 제거할 수 있는 크기였고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결과를 듣기 전에는 막연히 무서웠지만, 발견된 용종을 바로 제거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습니다.

    처음 검사를 받기 전에는 아플까 봐 걱정했고, 검사받는 모습이 창피해서 계속 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수면마취를 해서 아프지는 않았고, 창피함도 잠깐이었습니다. 전날 약을 먹고 장을 비우는 과정이 힘들기는 했지만, 선배 형처럼 용종이 커진 뒤에 발견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이제는 대장내시경을 매년 받아볼 생각입니다.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준비 과정도 서툴렀지만, 다음에는 약 먹는 시간과 검사 과정을 알고 있으니 훨씬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